그레셤의 법칙(Gresham's law), 한낱 역사의 일인가?

Currency/Normal 2009/02/14 07:46


  「금융투기의 역사」 영국 "1690년대 주식회사 설립 붐(당연히 거품)" 편을 읽을 때 "그레샴(그레셤)의 법칙"(<-링크임)이 나왔다. 나도 이 말이 어리둥절 했었다. 그래서 지식인 고고싱~ 했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과연 밑줄친 부분이 진실일까?

 
  이런 뜻이구나. "악화는 양화를 구축(逐, 몰아낸다는 뜻)한다"라니.. 이 말을 쉽게 풀어쓰면 이렇다.
  "악화(가치가 떨어진 화폐)와 양화(가치가 실제가치에 가장 근접한 화폐)가 명목가치가 동일한 상태로 동시에 유통될 경우, 사람들은 양화를 집에 모셔다 놓고 악화만이 시중에 유통되게 된다. 따라서 시중에는 극심한 돈가뭄에 시달린다"

  이런 것이다. 그리스로마 시대부터 권력자들은 자신들의 권위를 상징하거나,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절하 시켜왔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금화나 은화에서 황금(Gold)순은(Silver)의 비율을 떨어뜨리는 것.

  이 방법은 통화위기를 불러왔다. 황금과 순은의 비율이 떨어지면, 실제가치가 작은 화폐(악화)가 이전에 쓰이던 가치 좋은 화폐(양화)와 명목상 가치가 동일하게 된다. 따라서, 같은 황금과 순은(본위화폐)로 더 많은 명목상의 돈을 찍어낼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이다. 당연히 통화위기가 초래된다. 가치가 서로 다른 통화가 인위적으로 같은 돈이 된다니. 당연히 사람들은 양화(가치있는 화폐)를 집에 갖다놓고, 악화(가치없는 화폐)만을 유통시킨다. 이 방법은 극심한 돈가뭄을 불러왔다.

  과연 이게 현대에 들어와서는 사문화된 법칙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짐바브웨 초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율 6.5×10108%, 6500만 구골(Googol, 1구골은 10100)%)을 보고 그 생각에 확신이 들었다. 분명 현대는 신용화폐(법정불환화폐, Fiat Money)시대다. 미국 달러가 그 선봉에 섰었다. 그러나, 이 법정불환화폐(법화)는 정부가 맘만 먹으면 양화를 악화로 돌변시킬 수 있다. 복사기를 24시간 돌려서 돈을 찍어내기만 하면 되는것이다. 당연히 악화가 된 화폐를 버리고 양화(악화에 비해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화폐)로 사람들이 몰려간다.

  우리나라 원화(KRW)일본 엔화(JPY)가 그런 예다. 원화가치가 병신되면서 사람들은 악화(대한민국 원)대신 양화(일본 엔)를 선호하게 되었다. 당연히 세계외환시장에서 엔화가 강세를 띠게 된다.(우리나라 시중은행에서 엔화를 사면 은행들은 일단 가지고있는 미국 달러를 세계외환시장에서 일본 엔화로 바꿔와서 고객한테 엔화를 넣어주는 시스템이다. 우리나라원화와 일본엔화는 재정환율(<-링크)이기 때문이다.) 이 양화선호현상에 맞추어서 롯데백화점은 게눈감추듯 원화표시 가격표에 엔화표시 가격표까지 붙여놨다.(사진을 못찍었네) 겉으로는 일본인 관광객 유치가 목적이지만, 실상은 회사 금고에 양화(일본 엔화)를 갖다 쑤셔박기 위한 것이다.

  또 다른 예도 있다. 초인플레이션을 겪는 짐바브웨(ZWR)다. 짐바브웨 정부는 최근, 1조 대 1의 통화개혁(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핬다. 2007년, 2008년, 2009년 해마다 통화개혁을 한다. 게다가 통화개혁 주기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16개월 -> 8개월 -> 5개월 반) 미친 짓이다. 그러면서 열심히 지폐를 찍어낸다. 당연히 암시장에서 가치가 떨어진 악화(짐바브웨 달러)대신 양화(미국 달러, 유로, 파운드스털링 등)를 사려고 짐바브웨 사람들이 몰려든다.

  그레샴의 법칙이 법화시대에도 적용된다는 것을 우리나라와 짐바브웨의 예를 들어서 부분적으로(100%는 될수없다. 그 이유는 신용화폐(법화) 자체가 종이쪽지로는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중앙은행 보증 때문에 가치가 생긴 것이다) 증명한 것이다. 악화가 양화를 몰아낸다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다만 그 대상이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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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acked from Daum 지식 2009/09/22 00:23 DELETE

    Subject: 그레셤의 법칙이란?

    그레셤의 법칙이란 어떤 현상을 말하는 건가요?
  1. BlogIcon 불법미인 2009/02/14 10:15 Modify/Delete Reply

    하...

    좋은 글 읽었습니다

    예전부터 화폐에는 관심이 많았습니다만

    역시 접할 기회가 많이 없더군요..

    가끔 다른 나라의 이색 화폐가 있잖아요?

    그런 거 보면서 조금은 자세히 알고 싶다는 생각만하는데..

    좀 더 높은 학년으로 진학하면 배울수 있을런지..

    • BlogIcon Kael H. Shin 2009/02/14 11:34 Modify/Delete

      저는 스스로 공부하고 있답니다..
      경제쪽은 제가 제일 관심있어하는 쪽이라 그런지
      계속 봐도 지겹지가 않아요<-

    • BlogIcon 불법미인 2009/02/14 11:37 Modify/Delete

      저 역시도

      경제쪽에 상당히 관심이 많긴 합니다

      애초에 사회의 문제에 대해서 얘기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정치라던가.. 등등

      하지만 왠지 모르게

      포스팅 하기가 힘들더군요 ㅎ

      애니보단 그런 쪽이 더 관심이 가긴하지만..

      애니라는 게 은근히 다루기가 쉬워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2. BlogIcon 影猫 2009/02/14 20:22 Modify/Delete Reply

    법칙이란 것은 시대가 변해도 적용이 되는 것을 또 한 번 느끼게 되는군요.

    • BlogIcon Kael H. Shin 2009/02/14 22:18 Modify/Delete

      법칙은 계속해서 적용이 됩니다. 다만 적용되는 방식이 바뀌어 갈 뿐.<-

  3. BlogIcon 세이지준 2009/02/14 22:54 Modify/Delete Reply

    .... !! 허거걱

    저 절약생활모드로 가면 1만원은 쓰기 싫어지는데
    1천원짜리 10개 가지면 와플 사거나 김밥 사거나 피시방 가느라 난리이고
    그게 더 충동적이고 끌리는데여 ㅠㅠ

    그레셈의 법칙 무시무시하군요... 이것이 본능입니까...

    • BlogIcon Kael H. Shin 2009/02/14 22:59 Modify/Delete

      님의 그 소비행태를 보고 정약용 선생이 한마디 하셨죠.

      옛글에 "엽전 열 꿰미(1관(貫)) 이상은 손쉽게 사용해야 하고, 엽전 1문(文)이나 2문(文)(文 = 엽전 최소단위. 100문은 1냥(兩), 10냥은 1관(貫)임.)은 무겁게 지니고 내놓지 말아야 한다."고 하였다.
      이 말의 의미는 작은 것을 손쉽게 여기는 사람은 헛된 낭비를 줄이지 못한다는 말...

      그리고 그레셤의 법칙은 무서운 법칙..
      그 어떤 경우도 통화가치가 떨어지면 나라 병신된다는 말하고 일맥상통<-

  4. BlogIcon 해바라기 2009/02/15 00:25 Modify/Delete Reply

    짐바브웨 지못미(....)

    • BlogIcon Kael H. Shin 2009/02/15 00:42 Modify/Delete

      짐바브웨는 기데온 고노 짐바브웨준비은행(우리나라의 한국은행쯤 되는 중앙은행) 총재가 20년째 해쳐먹고 있는데..
      그 정신줄 놓은 씹새끼 덕에 6.5×10의 108승 인플레..
      (쩝)

  5. BlogIcon [RA]Penguin 2009/02/16 00:35 Modify/Delete Reply

    음…… 우선 그레샴의 법칙이 역사적 사실의 뜻밖에 지니고 있지 않다는 점은 잘못된 이야기에요 ㅋ 요즘에도 경제학 입문 또는 거시경제학에서 그레샴의 법칙을 배우거든요. 물론 금본위제 또는 복본위제 사회에서 적용되던 그레샴의 법칙만을 놓고 이야기하면, 저 말이 맞는 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 경제학에서 그레샴의 법칙은 주로 역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나오니, 아직 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요 ㅎ

    법화의 가치 변동을 그레샴의 법칙과 연관시켜 설명한 것은 재미있네요 ㅎ 하지만 그레샴의 법칙을 이야기하는 가장 큰 이유가 정보의 불완전성에 따른 경제 주체들의 역선택 문제를 화폐시장에서 설명할 수 있는 훌륭한 예가 되기 때문이니, 역식 그레샴의 법칙은 레몬 마켓 등과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요 ㅎㅎ

    • BlogIcon Kael H. Shin 2009/02/16 12:48 Modify/Delete

      원래는 실물시장에서 적용되어야 하지만
      외환시장(법정화폐가 거래되는곳)에서 적용하는것도 재미있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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